“왜 우리 아들은 말로 감정을 안 해요?”
– 남자아이의 감정 표현과 뇌 발달의 과학
“엄마, 오늘 어린이집에서 뭐 재미있었어?”
“몰라.”
“속상했어?”
“아니.”
“그럼 왜 울었어?”
“…그냥.”
이런 대화, 익숙하신가요?
우리 아들은 분명 감정을 크게 느끼는 것 같긴 한데,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해요.
감정을 말로 풀지 못하니, 몸으로 부딪히거나, 짜증을 내거나, 갑자기 울어버리기도 하죠.
“감정 표현이 서툰 걸 보니 공감 능력이 떨어지나?”
“사회성에 문제가 있나?”
하고 걱정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은 남자아이의 뇌 구조와 발달 방식이 그런 차이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냅니다.
🧠 감정 + 언어 연결이 느린 남자아이의 뇌
감정은 뇌의 **편도체(Amygdala)**라는 영역에서 가장 먼저 반응합니다.
편도체는 공포, 분노, 불안, 슬픔 같은 강렬한 감정을 ‘빠르게’ 느끼는 센터예요.
그런데, 이 감정을 말로 표현하려면 **브로카 영역(Broca’s area)**이라는 뇌의 언어 중추가 감정을 ‘해석’해서 말로 ‘전달’해야 하죠.
문제는 여기 있습니다.
🔍 남자아이의 뇌는 편도체와 브로카 영역 사이의 연결이 느리게 발달합니다.
특히 생후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그 연결 통로가 약하거나 미성숙한 경우가 많아요.
반면, 여자아이들은 이 연결이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서 동일한 상황에서도:
- 여자아이는 감정을 즉시 말로 풀 수 있고,
- 남자아이는 감정을 몸으로 먼저 반응하거나 표현을 멈춥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1. 감정 단어를 대신 말해주기
아이가 짜증 내거나 울음을 참지 못할 때
“지금 ○○가 속상했구나.”
“그 말에 기분이 상했지?”
하면서 감정 단어를 연결해주는 연습이 매우 중요해요.
→ 반복하다 보면 감정 = 언어 라는 뇌 회로가 만들어집니다.
2. 바로 반응하지 말고 ‘시간’을 주세요
남자아이의 뇌는 자극을 받은 후 언어로 반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요.
아이가 감정적으로 툴툴거릴 때는 바로 “왜 그랬어?”라고 묻기보다,
조금 기다려주는 여유도 중요합니다.
3. 놀이 속 감정 언어를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읽을 때 “이 친구는 어떤 감정일까?”
블록놀이 중에 “이 블록이 무너져서 속상했지?”
이런 방식으로 놀이 속에서 감정어를 익히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4. 몸의 반응을 인식하게 도와주기
“너 화날 때 가슴이 답답했어?”
“속상할 때는 눈물이 나고 싶지?”
이런 질문은 감정 + 신체 + 언어를 연결시켜주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감정을 못 느끼는 게 아니라, 말로 꺼내는 뇌회로가 느릴 뿐!
남자아이는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닙니다.
더 깊게, 더 강하게 느끼기도 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능력은 아직 뇌의 구조상 미성숙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엄마 아빠가 대신 표현해주고, 기다려주고, 연결해주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건 단순히 감정을 말하는 연습이 아니라, 공감 능력, 자기조절력, 관계를 맺는 힘을 키우는 첫걸음이기도 하답니다.
그렇다면 감정을 잘 말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감정표현은 연습으로 자란다 –
“아들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화났을 때 ‘화났어’라고 말하고, 속상할 때 ‘속상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 화가 나면 말을 안 하고 문을 ‘쾅!’ 닫고
- 속상하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 기분이 좋아도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우리 아들들.
왜 그럴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 감정 표현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배우는 기술’입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뇌의 연결이 여자아이들보다 느리게 발달합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남자는 울면 안 돼”, “참아야 멋있는 남자지” 같은 메시지를 일찍부터 접하게 되죠.
이런 환경은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기회를 잃게 만듭니다.
결국 감정은 “느끼지만 말하지 못하는” 상태로 쌓이고, 점점 몸으로 드러나거나, 억눌러서 폭발하는 식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아이가 감정을 표현한다면 그 것을 다 인정하고 수용해줍니다.
울면 우는 아이를 나무라거다 그르치지 않고 울도록 내버려둬요. 아이가 자신을 감정을 표현 한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말이죠.
📌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도와줄 수 있어요:
1. 감정 단어를 어휘처럼 가르치기
아이에게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건
아직 단어 자체를 잘 모르는 아이에게 작문하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먼저 감정 단어를 어휘처럼 가르쳐야 합니다.
- “슬플 때는 가슴이 아프고, 울고 싶어져.”
- “짜증날 땐 몸이 뜨거워지고, 소리를 지르고 싶지.”
- “좋을 땐 얼굴이 웃고, 뛰고 싶어져!”
이렇게 감정 + 신체반응 + 상황을 함께 연결해서 자주 말해주세요.
‘화났다’, ‘기뻤다’가 감정 사전에 쌓이게 됩니다.
아이가 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받아주세요. 그리고 너가 지금 소리를 지르고 싶을 만큼 화가 났구나. 엄마의 입으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돌아보게 해주는 것입니다.
2. 감정에 이름 붙여주기 (Name it to tame it)
아이가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 먼저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예시)
- “지금 화났구나. 엄마가 말 안 들어줘서 속상했지.”
- “이건 실망스러웠어. 기대했는데 안 돼서 마음이 아프구나.”
🔍 이렇게 하면, 아이 뇌 속의 감정 영역과 언어 영역 사이 연결 회로가 활성화됩니다.
뇌과학자 다니엘 시겔 박사는 이 과정을 “Name it to tame it”이라 부르며,감정을 언어화하는 것만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합니다.
3. 감정을 이야기하는 일상 만들기
매일 하루 5분만이라도 “오늘 기뻤던 일 하나, 속상했던 일 하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 엄마가 먼저 시작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 “엄마는 오늘 커피를 따뜻하게 마셔서 기분이 참 좋았어.”
- “근데 택배가 안 와서 좀 짜증 났어.”
▶ 감정 일기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아요.
이런 대화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넣으면 “감정은 말로 표현해도 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아이 뇌에 각인됩니다. 부모님의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 아이도 배우고 습득하게 됩니다.
4. 감정을 참는 걸 ‘용기’라고 가르치지 마세요
아이가 울 때, 화낼 때
“남자답게 참아야지.” “그 정도로 울면 안 되지.”
라는 말은 오히려 감정을 억누르도록 학습시킵니다.
🔁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 “지금은 울고 싶은 감정이야. 그럴 수 있어.”
- “화를 냈지만, 그걸 말로 말할 수 있으면 더 멋져.”
- “마음이 그런 걸 말해줘서 고마워.”
감정 표현 = 약함이 아니라,
감정 표현 = 건강함, 용기, 멋짐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건강하고 바르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 칭찬과 감사함도 잊지 말고 해주세요. 너가 네 감정을 솔직하게 엄마에게 이야기 해줘서 기쁘다. 하며 아이를 어루만져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5. 감정을 말한 순간을 칭찬하기
감정 표현은 연습과 강화로 늘어납니다.
아이가 감정을 솔직히 말했을 때는 즉시, 구체적으로 칭찬해주세요.
- “슬프다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도와줄 수 있었어.”
- “짜증났다고 말했구나! 그건 진짜 멋진 표현이었어.”
칭찬은 뇌에 보상 신경회로를 자극해서 그 행동(감정 표현)을 반복하고 싶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아이가 울 때도 우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찡그리지 않습니다. 우는 아이가 더 사랑스럽게 보일 때가 있지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거부하지 마세요.
🧬 호르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요
남자아이에게 더 많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공격성, 경쟁심, 공간적 사고에 영향을 주는 반면, 언어 발달과 감정 표현을 촉진하는 **옥시토신(oxytocin)**이나 에스트로겐은 여자아이에게 더 활발합니다.
이 호르몬 구조는 사회적·언어적 반응에서 차이를 만드는 큰 요인이에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지만 부모의 노력으로 아이는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감정 표현은 근육처럼 키워줄 수 있어요
남자아이들이 감정을 잘 말하지 않는 건 무감정해서도, 무뚝뚝해서도 아닙니다.
뇌 구조적으로 ‘느낌 → 말’로 이어지는 회로가 아직 미숙할 뿐이고, 환경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학습해왔기 때문이죠.
그러니 부모는
🎯 아이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고
🎯 말로 표현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 감정을 말한 순간을 칭찬하고
🎯 무엇보다 ‘말해도 괜찮다’는 안전함을 주면 됩니다.
감정을 말할 줄 아는 아이는 자기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아이고, 결국 남과 관계 맺는 힘이 강한 아이로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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