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예민할까?”
“아이가 갑자기 공부도 손에 안 대고 짜증만 부려요.”
최근 학교 현장과 가정에서 공통적으로 들려오는 고민입니다.
우울, 불안, 주의력 저하, 정서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일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4명 중 1명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고립감과 불안이 가중되며,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생까지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교육적으로, 그리고 가정에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1. 학교에서는 ‘정서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최근 교육부는 ‘정서·행동 특성검사’ 확대, 학생정서행동지원팀 구성, 학교 안심지원단 운영 등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 회복, 학생들 간의 감정 이해가 중요합니다.
- SEL(사회정서학습) 도입 확대
공감, 감정 표현, 갈등 해결을 배우는 활동이 수업 시간에도 통합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국어나 도덕 시간에 ‘나의 감정 일기 쓰기’, ‘갈등 상황 롤플레이’ 등은 큰 효과를 줍니다. - 정서적 소통이 있는 수업
“오늘 기분 어때?” “이번 활동은 어땠어?” 같은 짧은 질문 하나로도 아이는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교사가 감정의 언어로 접근하면 아이의 방어가 풀립니다. - 심리상담과 연계 프로그램 활성화
학교 안 전문 상담 인력 외에도 외부 상담 기관과의 연계 체계를 통해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2. 가정에서는 ‘감정 안전지대’가 되어주세요
정서 문제를 겪는 아이 대부분은 “엄마 아빠가 나를 이해하지 못해”라는 말로 속마음을 닫습니다.
아이 마음을 가장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곳은 집입니다.
- 감정을 ‘먼저 공감’하세요
“그게 왜 힘들어?”라는 반응보다
“많이 속상했겠다”, “그래서 그런 기분이 들었구나”처럼 감정을 먼저 받아주는 말이 필요합니다.
공감은 행동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 비난보다 관찰로 접근하기
“요즘 왜 그렇게 집중을 못 해!”보다
“요즘 책상에 앉아도 금방 힘들어 보여. 무슨 걱정 있어?”
아이는 비난에 닫히고, 관찰에는 열립니다. - 기초 생활 습관부터 다시 잡기
수면 부족, 무질서한 생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은 정서 건강을 악화시킵니다. 수면-식사-움직임이라는 기본 루틴이 무너지면 감정 조절도 어려워져요.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이는 아이’가 감정도 잘 다룹니다.
3. 정서 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신호’입니다
아이의 우울감, 짜증, 무기력은 게으름이나 반항이 아닌 도움 요청의 신호입니다.
성장기 아이들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능력이 충분치 않기에, 어른의 적절한 개입이 필수입니다.
- 혼자 두지 마세요. 가볍게라도 상담을 시작하세요.
학교 상담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1388), 지역 정신건강센터 등은 부담 없이 문의할 수 있습니다.
‘치료’가 아니라 ‘대화와 점검’입니다.
‘공부’만큼이나 ‘마음 관리’가 중요합니다. 우울, 불안, 분노, 주의력 부족 등 정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그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SEL(사회정서학습)**입니다. 마음챙김 명상, 감정 표현 활동이 더해지면서, 아이들의 마음이 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SEL 교육을 학교와 가정에서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SEL(사회정서학습)이란?
SEL은 Social Emotional Learning의 약자로,
아이들이 자기 인식, 자기 조절, 타인과의 관계, 감정 조절, 의사결정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 학습입니다.
단순히 "착하게 살아라"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힘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OECD와 유네스코도 SEL을 미래 핵심 역량으로 강조하며, 미국·핀란드·영국 등 선진국 교육에서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SEL은 교실에서 어떻게 적용할까?
- 감정 온도계 활동
- 아침 등교 후, 학생들에게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색깔인가요?"
- 빨강(화남), 파랑(슬픔), 노랑(기쁨), 초록(평온) 등으로 시각화된 감정 스티커를 붙이게 해 보세요.
- 선생님은 이를 통해 학생의 정서를 파악할 수 있고, 아이는 자기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 감정일기 쓰기
- 매일 아침 또는 수업 마무리에 “오늘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를 짧게 쓰게 합니다.
- 처음엔 ‘기뻤다, 짜증 났다’처럼 단순하지만, 점점 감정 어휘가 늘어나고 자기 성찰 능력이 커집니다.
- 역할극/상황극
- “친구가 내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갔을 때”, “시험을 망쳤을 때”와 같은 상황극을 연기하게 하면, 감정 표현과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커집니다.
- 역할을 바꿔보게 하는 것도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탁월합니다.
- 칭찬 릴레이 또는 ‘고마운 마음 나누기’
- 하루 한 명씩 돌아가며 친구의 장점을 말해주는 시간.
- “나는 오늘 OOO 친구가 도와줘서 기뻤어요.”
- 자연스럽게 긍정 감정과 공동체 의식이 자랍니다.
명상과 마음챙김 활동, 꼭 해야 하나요?
명상은 종교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요즘 학교에서 적용하는 명상은 ‘마음챙김(Mindfulness)’으로, 아이가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는 훈련입니다.
명상이 주는 효과
- 주의력 향상
- 스트레스 완화
- 감정 조절력 상승
- 자기 인식 강화
간단한 적용 방법
- 1분 숨 고르기
- 수업 시작 전 “눈 감고 숨만 느껴보자.”
- 1분만 집중해도 아이들의 긴장이 풀리고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 몸 감각 스캔
- “눈을 감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살펴보자.”
- 자율신경계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 감정 호흡 카드 사용
- ‘화가 날 때는 5초 들이마시고, 5초 멈추고, 5초 내쉬기’
- 아이가 화가 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시각 자료를 제공하면 효과가 큽니다.
감정 표현 활동으로 감정 어휘력을 키워주세요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언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감정 표현 활동입니다.
- 감정 카드 게임
- 다양한 감정 카드(예: 분노, 질투, 부끄러움, 기대 등)를 보고, 최근 자신이 그 감정을 느꼈던 상황을 이야기해 보게 합니다.
- ‘OO일 때 나는…’ 감정 연습문장 쓰기
- “친구가 내 말을 끊었을 때 나는 __했다.”
- 이런 문장을 자주 연습하면, 폭발하는 감정이 아닌 표현 가능한 감정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 감정 저금통 만들기
- 투명 병이나 봉투에 매일 나의 감정 스티커나 쪽지를 넣어 모읍니다.
- 주 1회 꺼내 보며 “이 주에는 어떤 감정을 가장 많이 느꼈는지” 함께 이야기해 봅니다.
SEL은 ‘감정 교육’ 그 이상입니다.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핵심역량이며, 공감, 의사소통, 협력, 회복탄력성 등 삶 전체를 관통하는 힘입니다.
학교에서는 수업 중 작은 시간을 쪼개 SEL 활동을 녹일 수 있고, 가정에서는 식사 시간이나 자기 전 5분, 짧은 대화 속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습니다. “마음도 배워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교실과 가정은, 아이의 성적뿐 아니라 감정도 함께 키우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SEL과 명상, 감정 표현 활동은 바로 그 첫걸음입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건강해야 배움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아이의 성적을 걱정하기 전, 먼저 “요즘 마음은 괜찮은지” 물어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아이는 이미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정서의 울타리가 되어 줄 때, 우리 아이들은 다시 회복의 힘을 얻습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건강해야 배움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아이의 성적을 걱정하기 전, 먼저 “요즘 마음은 괜찮은지” 물어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아이는 이미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정서의 울타리가 되어 줄 때, 우리 아이들은 다시 회복의 힘을 얻습니다.
'어린이와어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을 읽는다는 것,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법 (4) | 2025.06.18 |
---|---|
6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아시나요? (3) | 2025.06.14 |
유아도 수험생? 조기 사교육 과열의 명암 (2) | 2025.06.12 |
6·10 민주항쟁 기념일,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며 과거를 딛고 오늘을 밝히다 (2) | 2025.06.10 |
현충일, 그날을 기억하다 (1) | 2025.06.09 |